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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026의 게시물 표시

[트레이딩 비지니스 05] 배를 못 잡으면 마진도 없다 — 선복·Laycan·체선료 실무 체크리스트

철강 수출에서 가격이 맞았는데도 거래가 망가지는 대표적인 이유가 선박이다. 바이어와 1달러를 놓고 협상하면서 정작 운임 5달러 상승이나 체선료 수만달러를 놓치면 거래 전체가 뒤집힌다. 현장에서는 제품가격과 선박을 한 장의 손익표로 관리해야 한다. 1. CFR 오퍼를 내기 전에 선복부터 확인한다 현재 운임만 받아서 CFR 가격을 만들면 위험하다. 실제 선적 월의 선복 가용성, 오퍼 유효기간, 화물 준비일을 같이 확인한다. 선박이 부족한 항로라면 운임이 철강가격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2. 네 개의 날짜를 한 화면에 놓는다 일정 확인내용 제철소 생산완료일 실제 화물 준비 가능일 항만 반입일 야적장·부두 반입 가능시점 선박 Laycan 선박 도착 허용기간 바이어 납기/L/C 선적기한 계약·금융 마감일 이 네 날짜 중 하나만 어긋나도 창고료, 선박 대기, 납기지연 또는 서류 리스크가 생긴다. 3. 운임 1달러가 총 얼마인지 바로 계산한다 20,000톤 거래에서 운임 1달러/톤은 20,000달러다. 5달러 오르면 10만달러다. 영업팀은 운임을 톤당 숫자로만 보지 말고 전체 거래금액으로 함께 표시해야 한다. 운임 변화 20,000톤 손익 영향 +1달러/톤 -20,000달러 +3달러/톤 -60,000달러 +5달러/톤 -100,000달러 4. 체선료 조건을 영업계약과 용선계약에서 맞춘다 선사와 체선료를 부담하는 조건이 있는데 바이어 계약에는 청구 근거가 없다면 비용이 트레이더에게 남는다. 적재·하역 허용시간, 작업속도, Notice of Readiness, 제외시간, 체선료율을 양쪽 계약에서 비교한다. 5. 싼 배보다 작업이 빠른 배를 선택할 때가 있다 선박 크기와 선창 구조, 적재항 흘수, 하역항 크레인, 화물 규격이 맞지 않으면 작업시간이 길어진다. 톤당 운임이 싸더라도 대기와 체선이 늘면 총비용은 더 비싸진다. 현장 체크리스트 화물 생산완료일과 Laycan이 맞는가. 운임이 고정됐는가, 아직 노출돼 있는가. 20,00...

[철강 제조·유통 현장의 영업 전략 09] 자전 거래와 밀어내기는 왜 생기는가: 매출·재고·현금흐름으로 읽는 철강 유통

철강 유통에서 월말 매출이 갑자기 늘었다고 해서 시장 수요가 좋아졌다고 판단하면 위험하다. 같은 시기에 창고 재고와 매출채권이 함께 늘고 있다면, 실제로는 최종 수요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물량이 유통단계 안에서 이동한 것일 수 있다. 제조사와 유통업체가 말하는 ‘밀어내기’와 ‘자전 거래’는 이 차이를 이해할 때 비로소 제대로 보인다. 밀어내기와 자전 거래는 어떻게 다른가 밀어내기 는 판매목표나 배정물량을 맞추기 위해 최종 수요가 확정되기 전에 물량이 하위 유통단계로 먼저 출하되는 현상을 말한다. 제조사가 대리점에, 대리점이 다시 거래처에 필요한 시점보다 앞당겨 물량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자전성 거래 는 동일하거나 유사한 재고가 유통업체 사이에서 연속적으로 재판매되는 구조다. 재고 위치나 채권조건을 조정하기 위한 정상적인 거래도 있으므로 거래 형태만으로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다만 최종 수요처가 없는 상태에서 같은 물량이 여러 번 매출로 잡히면 시장의 실제 수요와 장부상 거래량 사이의 간격이 커진다. sell-in과 sell-out을 구분해야 한다 제조사에서 유통망으로 나간 출하는 sell-in이다. 유통망에서 자동차부품사, 건설현장, 기계업체, 가공업체 같은 최종 수요처로 나간 판매는 sell-out이다. 철강 시장이 건강하게 움직일 때 두 흐름은 일정한 시차를 두고 비슷하게 움직인다. 반대로 sell-in은 늘지만 sell-out이 정체되면 재고가 유통망에 쌓인다. 구분 정상 실수요 판매 밀어내기 자전성 재판매 최종 수요처 확정 미확정 또는 앞당겨짐 대개 미확정 재고 실제 감소 하위 유통으로 이동 유통망 안에서 소유권 이동 현금흐름 회수 일정이 비교적 명확 채권 증가 가능 채권·신용 위험 누적 가능 가격 신호 실수요 반영 출하량이 수요보다 강해 보일 수 있음 거래량이 실제 소비보다 커 보일 수 있음 명목 마진과 실질 마진을 분리한다 가상 사례를 보자. 1,000톤을 톤당 70만원에 사서 다른 유통사에 70만5천원에 팔면 명목...

[철강인의 금속학 06] Mn·Si·Cr·Ni·Mo는 왜 넣나: 합금원소가 강도·인성·내식성을 바꾸는 방식

밀시트에서 Mn, Si, Cr, Ni, Mo가 보이면 흔히 “합금이 많이 들어간 고급강”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합금원소의 핵심은 양이 아니라 역할이다. 철강에서는 각 원소가 조직, 경화능, 인성, 내식성, 열처리 반응을 다르게 만들고, 그 효과는 다른 원소와 제조공정이 어떻게 조합됐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Mn·Si·Cr·Ni·Mo는 서로 다른 문제를 해결한다 원소 대표 역할 실무에서 함께 볼 항목 Mn 강도·경화능, 황 영향 완화 탄소당량, 편석, 용접성 Si 탈산, 고용강화, 자기특성 설계 표면·도금·성형 Cr 경화능, 내마모·내식 특성 열처리, 전체 조성 Ni 인성, 저온특성, 일부 내식성 충격 요구, 원가 Mo 경화능, 고온·템퍼링 안정성 두께, 열처리, 용접 같은 강도라도 성분표가 다른 이유 강도는 화학성분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 제어압연과 냉각으로 강도를 만드는 강재가 있는가 하면, Cr·Mo 같은 원소와 열처리를 조합해 두꺼운 단면까지 성능을 확보하는 강재도 있다. 결과적으로 인장강도가 비슷해도 절곡성, 용접성, 저온인성, 열처리 반응은 달라질 수 있다. Mn은 범용적이지만 중요한 설계 변수다 Mn은 일반 탄소강과 저합금강에서 널리 쓰인다. 황의 해로운 영향을 줄이고 강도와 경화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그러나 높은 Mn이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다. 탄소량, 편석, 냉각조건과 함께 보지 않으면 실제 가공성과 용접성을 설명하기 어렵다. Si는 제품군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Si는 탈산과 고용강화에 쓰이고 전기강판에서는 자기특성 설계와 밀접하다. 반대로 판재류에서는 표면과 도금 반응, 용접과 성형 조건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같은 원소라도 제품 목적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대표 사례다. Cr·Ni·Mo는 특수한 사용조건에서 힘을 낸다 Cr은 경화능과 내마모성, 특정 조성에서의 내식성에 기여한다. Ni는 인성과 저온특성이 중요한 강재에서 의미가 크며, Mo는 두꺼운 단면의 경화능과 열처리 후 안정성에 활용된다. 이들...

[철강인의 금속학 05] 탄소당량은 무엇을 말해 주나 — 용접 균열 위험과 예열 판단을 읽는 법

밀시트에서 탄소 함량이 낮다고 해서 곧바로 “용접하기 쉬운 강”이라고 결론내릴 수는 없다. 강재에는 탄소 외에도 Mn, Cr, Mo, V, Ni, Cu 같은 원소가 들어가며, 이 조합이 용접 열영향부의 경화와 균열 민감도에 영향을 준다. 탄소당량은 이런 여러 원소의 효과를 하나의 숫자로 환산해 용접성을 판단할 때 참고하는 지표다. 탄소당량은 여러 화학성분을 한 숫자로 읽는 방법이다 대표적인 IIW 식은 CE IIW = C + Mn/6 + (Cr+Mo+V)/5 + (Ni+Cu)/15 이다. 탄소의 영향이 가장 크게 반영되고, 망간과 크롬·몰리브덴·바나듐, 니켈·구리의 영향을 일정 비율로 더한다. 저탄소 고장력강에는 P cm 등 다른 식이 쓰이기도 한다. 따라서 성적서나 고객 사양에 ‘CE’라고 적혀 있으면 어떤 계산식을 뜻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확인 항목 왜 보는가 계산식 종류 CEIIW, CET, Pcm은 서로 같은 수치체계가 아니므로 직접 비교에 주의해야 한다. Heat 화학성분 C뿐 아니라 Mn, Cr, Mo, V, Ni, Cu 등 계산에 필요한 원소가 실제로 얼마인지 확인한다. 판두께 두꺼운 강재는 용접부 냉각 조건과 예열 요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WPS·적용 코드 최종 용접조건은 화학성분만이 아니라 용접법, 수소수준, 입열, 구속도와 함께 정해진다. 왜 값이 높을수록 용접업체가 민감해질까 용접부 주변의 열영향부는 급격히 가열되고 다시 냉각된다. 경화능이 높은 강재가 빠르게 식으면 단단하고 취약한 조직이 형성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 상태에서 용접부에 확산성 수소가 존재하고 잔류응력이나 외부 구속이 겹치면 저온균열 또는 지연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 탄소당량은 이 가운데 ‘강재 화학성분이 경화와 수소균열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가’를 읽는 도구다. 그래서 탄소당량이 높아질수록 예열이나 층간온도 관리, 저수소 용접재료, 적정 입열과 용접순서 같은 관리 항목이 중요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CE 하나만으로 균열 여부를 판정할...

[철강 트레이딩 비즈니스 8] 철강 수출에서 AD·CVD·CBAM은 어떻게 거래 조건을 바꾸는가

철강 오퍼가 싸다고 해서 그 시장에서 실제로 경쟁력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 해외 거래에서는 제품가격 뒤에 보이지 않는 세 개의 문턱이 있다. 반덤핑(AD), 상계관세(CVD), 그리고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다. 이 제도들은 모두 성격이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수출자가 계산해야 할 “시장 진입비용”을 바꾼다는 점이다. 1. 가격보다 먼저 확인할 것은 시장 진입 가능성이다 트레이딩에서 첫 질문은 “얼마에 팔 수 있나?”가 아니다. “이 제품이 이 시장에 들어갈 때 어떤 규제를 받는가?”가 먼저다. 같은 철강재라도 원산지, 생산자, 제품범위, 통관시점에 따라 적용되는 조치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견적서를 만들기 전에 대상 시장의 무역구제 조치와 탄소규제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2. AD와 CVD는 무엇이 다른가 AD는 수출가격이 정상가격보다 낮다고 판단되는 덤핑에 대응하는 제도다. CVD는 외국 정부가 기업에 제공한 보조금이 수입국 산업의 경쟁을 왜곡한다고 판단될 때 이를 상쇄하기 위한 제도다. 둘 다 수입국이 부과하는 무역구제 수단이지만 판단 기준과 조사 논리가 다르다. 제도 무엇을 문제 삼는가 트레이딩에서 보는 포인트 AD 정상가격보다 낮은 수출가격 제품 범위, 원산지, 적용 생산자·수출자 CVD 외국 정부 보조금 보조금 조사, 적용 기업, 상계부담 CBAM 수입품의 내재 탄소배출 배출량 데이터, 검증, 인증서 비용 3. Scope가 관세율보다 먼저다 실무에서 흔한 실수는 관세율부터 찾는 것이다. 하지만 더 먼저 볼 것은 해당 제품이 조사 또는 명령의 범위(scope)에 들어가는지다. 제품명만 비슷하다고 자동으로 대상이 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HS 코드가 다르다고 무조건 제외되는 것도 아니다. 최종 판단은 해당 조치의 공식 제품범위와 실제 제품 설명을 함께 봐야 한다. 4. CBAM은 탄소를 하나의 거래조건으로 만든다 EU CBAM 확정 제도는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철강은 적용 대상 분야이며, 일반 CBAM 상품을 50톤 ...

[철강 트레이딩 비즈니스 09] 한국 수입 AD는 왜 가격표보다 먼저 봐야 하나: 조사·관세·재고의 리스크

수입 철강재를 검토할 때 가장 먼저 보는 숫자는 보통 해외 오퍼다. 그러나 오퍼가 싸다는 사실과 국내에서 실제로 팔 수 있다는 사실은 다르다. 반덤핑(AD) 조치는 이 두 가격 사이를 갈라놓는 대표적인 변수다. 반덤핑은 ‘추가 세금’보다 시장 진입조건에 가깝다 덤핑방지관세는 정상가격보다 낮게 수입된 물품이 국내 산업에 피해를 주는 경우 부과되는 무역구제 수단이다. 트레이더 입장에서는 관세율 자체보다 조사대상 물품의 범위, 원산지, 생산자·수출자, 적용시점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수입 검토 순서는 ‘오퍼→운임→환율→판매가격’이 아니라 ‘품목·원산지→AD 조사·조치→적용기업→도착원가→판매가능성’으로 바뀌어야 한다. 2026년 한국 철강시장에서도 조사와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무역위원회는 2026년 7월 10일 중국산 석도강판 반덤핑 조사를 개시해 조사 중이다. 같은 해 무역위원회에는 일본·중국산 열간압연 제품과 중국산 아연표면처리 냉간압연제품에 대한 덤핑방지관세 관련 입법·행정예고도 공개됐다. 수입 영업에서는 현재 관세만이 아니라 조사 단계와 일정까지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명목 마진은 AD 한 번에 사라질 수 있다 가령 CFR 500달러/톤의 판재류 5,000톤을 계약하고 기존 도착원가를 72만원/톤, 예상 판매가격을 75만원/톤으로 잡았다면 명목 마진은 톤당 3만원이다. 그러나 계약 뒤 추가 관세 부담이 생기면 이 차이는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 실제 세율은 품목과 기업별 조건에 따라 다르므로 단순 비율 계산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확인 항목 왜 중요한가 조사대상 물품 정의 HS코드가 같아도 규격·강종·도금 여부 등에 따라 포함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원산지·생산자 적용국과 생산자·수출자별 세율 또는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 조사 단계 조사개시·잠정조치·최종조치에 따라 계약 리스크가 달라진다. 계약상 관세 부담 신규 AD가 생길 때 누가 비용을 부담하는지 분쟁을 줄인다. 재고·판매 계획 도착 후 가격 경쟁력이 사라지면 장기재고로 ...

[철강 트레이딩 비즈니스 10] 항구에 도착한 수입 철강재, 왜 도착원가를 다시 계산해야 하나

수입 철강재의 가격은 계약서에 적힌 달러 단가로 끝나지 않는다. 배가 항구에 도착한 뒤에는 환율, 하역비, 보관료, 내륙운송비, 금융비용, 통관 부담을 다시 얹어야 한다. 그래서 수입 트레이더에게 ‘Landing Cost’는 계약할 때 한 번 계산하고 끝내는 숫자가 아니라, 입항 시점에 반드시 다시 만드는 손익표다. CFR은 국내 창고 도착가격이 아니다 CFR 조건은 지정 목적항까지의 해상운임이 포함된 가격이지만, 국내 구매자의 창고까지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보장하는 가격은 아니다. 항구에서의 하역·터미널 비용, 보세창고료, 통관 과정의 추가비용, 내륙운송비는 별도로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실무에서는 해외 오퍼를 받을 때부터 다음 순서로 원가를 쌓는 것이 안전하다. 원가 단계 확인 내용 해외 가격 FOB·CFR·CIF 등 인코텀즈 조건과 포함 비용 환율 실제 결제환율, 선물환·헤지환율, 세관 과세환율 통관 HS 분류, 관세, FTA, 반덤핑 등 무역구제 항만 하역, 터미널, 장치·보관, 체화 관련 비용 내륙물류 항구→창고 또는 실수요가 운송비 금융 Usance, 이자, 재고금융, 결제 시점의 자금부담 판매 도착 시점의 국내 시세와 실제 판매 가능가격 왜 항구에 도착한 뒤 원가를 다시 계산해야 하나 수입 계약과 실제 입항 사이에는 수주에서 선적, 항해, 통관까지 시간이 걸린다. 이 기간에 환율이 움직이고 국내 시세도 바뀐다. 선박 일정이 늦어지면 보관이나 금융비용이 늘 수 있고, 고객의 입고 일정이 바뀌면 항구나 창고에 머무는 기간도 길어진다. 철강은 물량이 크기 때문에 톤당 5,000원 차이도 5,000톤이면 2,500만원이다. 몇 개의 비용 항목이 동시에 예상보다 올라가면 계약 당시의 마진은 빠르게 사라진다. 5,000톤 거래에서 마진이 뒤집히는 구조 예를 들어 열연코일 5,000톤을 CFR 510달러/톤에 계약했다고 가정해 보자. 계약 당시 환율 1,350원, 항만·운송·보관·금융비용 4만7,000원/톤을 예상했다면 도착원...

[철강 트레이딩 비즈니스 11] 삼국간 거래는 어떻게 성립하나: 공급선·바이어·계약·서류를 연결하는 구조

삼국간 거래를 처음 보면 “중간에서 소개하고 마진을 붙이는 일”처럼 보인다. 실제 현장에서는 훨씬 복잡하다. 물건은 공급국에서 수요국으로 바로 움직이지만, 계약과 돈, 서류, 클레임은 트레이더를 거쳐 간다. 그래서 삼국간 거래는 재고를 들고 있지 않아도 위험이 사라지지 않는 비즈니스다. 삼국간 거래에는 왜 계약이 두 개 필요한가 기본 구조는 공급자–트레이더의 매입계약과 트레이더–바이어의 매출계약이다. 핵심은 두 계약을 가능한 한 Back-to-Back으로 맞추는 것이다. 규격, 품질, 중량공차, 포장, 검사, 선적일, 부분선적, 클레임 기한이 서로 다르면 그 차이는 트레이더가 떠안는 포지션이 된다. 예를 들어 공급자 계약은 중량공차를 넓게 허용하지만 바이어 계약은 정확한 수량을 요구한다면, 실제 선적 후 남거나 부족한 물량의 책임은 트레이더에게 돌아올 수 있다. 공급자는 선적 지연에 책임이 없는데 바이어에게는 지연배상 조항을 약속했다면 일정이 흔들리는 순간 마진이 사라진다. 마진은 단순한 매입·매출 가격차가 아니다 항목 가상 예시 공급자 매입 FOB 500달러/톤 해상운임 35달러/톤 금융·보험·검사·서류 7달러/톤 바이어 판매 CFR 555달러/톤 명목 마진 13달러/톤 위 숫자는 구조를 설명하기 위한 가상 예시다. 실제 거래에서는 운임, 금융기간, 은행수수료, 환율, 검사비용, 클레임 위험을 반영해야 한다. 특히 공급자에게는 즉시 지급하고 바이어에게 60~90일 외상을 주는 구조라면 가격차 안에 금융비용과 신용위험이 들어 있어야 한다. 물건이 직행해도 서류는 자동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상업송장, 포장명세서, B/L, 원산지증명서, 검사증명서, 밀 테스트 증명서는 매입계약과 매출계약 양쪽에서 요구조건이 맞아야 한다. 거래 상대방 정보를 보호할 필요가 있어도 서류를 임의로 바꾸면 안 된다. 은행 심사, 세관, 원산지 규정, 무역구제 규정이 우선이다. Switch B/L은 특정 거래에서 정보 노출을 줄이기 위해 사용될 수 있지...

[철강인을 위한 금융 및 경제 04] PMI 50선, 철강인은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PMI는 철강인이 가장 자주 듣는 경기지표 중 하나다. 그런데 숫자 50만 기억하면 오히려 시장을 잘못 읽을 수 있다. PMI는 구매담당자에게 생산·신규주문·재고·고용·납기 등이 전월보다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를 묻는 확산지수다. 50은 전월과 같은 수준이라는 기준선일 뿐, 50.1이 강한 호황이고 49.9가 깊은 침체라는 뜻은 아니다. 철강에서는 신규주문이 먼저다 철강 수요를 보려면 헤드라인보다 신규주문과 생산의 조합을 먼저 본다. 신규주문이 생산보다 먼저 올라가면 제조업체가 앞으로 더 만들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그 뒤에 열연·냉연도금·선재 같은 소재 구매가 따라올 수 있다. 반대로 생산은 높은데 신규주문이 약해지면 완제품 재고가 늘어날 수 있어 소재 구매가 보수적으로 바뀔 수 있다. 2026년 8월 중국 제조업 PMI는 49.8로 기준선 아래였지만 신규주문은 50.6, 생산은 50.4, 구매량은 50.5였다. 한편 원자재 재고는 48.1이었다. 이 조합은 ‘제조업이 이미 완전히 회복됐다’기보다 주문과 생산이 먼저 살아나는 구간일 수 있다는 뜻에 가깝다. 볼 지표 무엇을 묻나 철강 연결 신규주문 앞으로 만들 물량이 늘고 있는가 소재 구매의 선행 신호 생산 현재 가동이 늘고 있는가 실제 철강 투입량과 연결 구매량 기업이 실제 조달을 늘리는가 철강·원료 매입 행동 확인 원자재 재고 재고를 쌓는가 줄이는가 보충 구매 가능성 판단 수출주문 외부 수요가 회복되는가 수출 제조업 소재수요 확인 50을 넘었다고 바로 재고를 늘리지 않는다 유통업체가 PMI 개선만 보고 재고를 늘리면 실제 수요가 따라오지 않을 때 재고금융과 가격하락 위험을 동시에 떠안을 수 있다. 따라서 PMI가 좋아질 때는 유통 재고 감소, 제철소 주문 증가, 현물가격의 하방 경직, 수요가의 발주 회복이 함께 나타나는지 확인해야 한다. 기업 규모도 중요하다. 같은 달 중국 대기업 PMI는 50.6이었지만 중견기업 49.4, 소기업 47.9였다. 대형 제조업체의 회복이 중소 가공업체와 지역...

[철강 제조·유통 현장의 영업 전략 08] 철강은 물류업이다: 운임·상하차·보관료까지 포함한 도착원가 계산법

견적서에서 제품단가만 보고 거래를 결정하면 실제 이익을 놓치기 쉽다. 철강은 무겁고 이동비용이 큰 상품이어서 운임·상하차·보관료를 합친 도착원가가 곧 영업마진을 결정한다. 1. 견적 전에 ‘고객 도착원가표’를 만든다 고객별로 매입단가, 가공비, 기본운임, 상하차, 하치장·셔틀, 금융비용을 한 줄로 정리한다. 제품가격과 운송조건을 따로 협상하지 말고 하나의 손익표로 본다. 항목 원/톤 매입가격 780,000 가공비 8,000 운임 18,000 상하차·셔틀 5,000 보관·금융비용 4,000 실질 도착원가 815,000 판매가가 83만원이라면 명목 매매차익은 5만원처럼 보이지만 실제 남는 돈은 1만5,000원/톤이다. 2. 무료 운송을 가격할인으로 환산한다 고객에게 톤당 1만2,000원 운임을 대신 부담하면 제품단가를 1만2,000원 할인한 것과 같다. 영업관리표에는 무료운송을 ‘0원’으로 적지 말고 회사 부담액을 실제 비용으로 기록한다. 3. 소량·다빈도 고객은 건당 비용으로 본다 20톤 한 번과 5톤 네 번은 총 물량은 같지만 물류비는 다르다. 소량 납품이 반복되는 고객은 톤당 운임뿐 아니라 건당 배차비·상하차·대기시간까지 확인한다. 4. 하치장 재고는 보관료보다 회전일수를 본다 하치장을 쓰면 대량 매입과 납기 대응이 쉬워지지만 재고가 오래 머물면 보관비·금융비용이 누적된다. 고객별 하치장 재고일수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 5. 물류조건을 가격 협상의 교환조건으로 쓴다 가격을 깎아달라는 고객에게 단순 할인 대신 월 최소물량, 지정 납품요일, 한 번에 싣는 물량 확대, 현장 대기시간 단축과 교환할 수 있다. 물류 효율 개선은 가격할인 없이 고객 실질 구매비용을 낮추는 방법이 된다. 현장 체크리스트 고객별 톤당 운임과 상하차비를 알고 있는가. 하치장·셔틀·보관료를 거래별로 배부하고 있는가. 무료 운송을 실제 가격할인으로 환산했는가. 분할납품 때문에 톤당 물류비가 상승한 고객은 누구인가. 물류비를 포함한 실질 마진이 회사...

[철강인을 위한 금융 및 경제 05] 원가가 10% 오를 때 판매가는 얼마나 올려야 하나 — 가격전가율로 보는 인플레이션

매입가격이 올랐다고 판매가격을 같은 비율로 올리면 될까. 철강 유통·가공 현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소재비·전력·운임이 각각 다른 비중을 차지하고, 고객이 받아들이는 가격 인상폭도 다르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영업이 가장 먼저 계산해야 할 숫자는 소비자물가가 아니라 우리 회사의 가격전가율 이다. 원가 상승분부터 톤당으로 바꾼다 가상의 판재류 가공업체를 보자. 톤당 원가는 소재 60만원, 전력·가스 5만원, 운송 3만원, 기타 가공·관리비 10만원으로 총 78만원이다. 판매가격은 85만원, 기존 마진은 7만원/톤이라고 가정한다. 소재·전력·운임이 각각 10% 오르면 총원가는 84만8,000원으로 6만8,000원 증가한다. 판매가를 그대로 두면 마진은 7만원에서 2,000원으로 거의 사라진다. 전가율 판매가(원/톤) 마진(원/톤) 0% 850,000 2,000 50% 884,000 36,000 100% 918,000 70,000 가격전가율은 ‘얼마를 올렸나’가 아니라 ‘원가 상승분을 얼마나 회수했나’다 현장에서는 판매가격 인상률만 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원가가 6만8,000원 늘었는데 판매가격을 3만4,000원 올렸다면 전가율은 50%다. 이 숫자를 고객군·제품군별로 관리하면 어느 거래에서 마진이 새고 있는지 바로 보인다. 특히 계약단가가 월·분기 단위로 묶여 있는 고객은 전가 시차가 길다. 반대로 스팟 거래나 재고가 빠듯한 품목은 전가 속도가 빠를 수 있다. 같은 회사 안에서도 고객별 전가율이 다르다는 뜻이다. 저가 재고는 기회지만 ‘판매되기 전까지’는 현금이 아니다 원가 상승기에 기존 저가 재고를 보유하면 유리하다. 위 사례에서 3,000톤 재고의 대체원가가 톤당 6만8,000원 올랐다면 단순 대체가치 차이는 2억400만원이다. 그러나 주문이 줄고 재고일수가 길어지면 이 이점은 금융비용과 가격하락 위험에 잠식된다. 따라서 “가격이 더 오를 것 같다”는 이유만으로 재고를 늘리기보다 판매속도와 고객 주문을 같이 봐야 한다. 영...

[철과 역사 05] 제철소의 병목은 왜 사람의 팔에서 물길로 옮겨갔나

철 생산에서 물레방아의 의미를 ‘사람 대신 기계가 일했다’ 정도로 이해하면 절반만 본 것이다. 현장 관점에서 더 중요한 변화는 병목의 위치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사람이 풀무를 밟고 망치를 치던 때에는 숙련자와 작업시간이 생산능력이었다. 수차가 들어오자 생산능력은 물의 흐름, 수차의 상태, 수로와 댐, 원료 투입능력에 의해 결정되기 시작했다. 13세기 후반~16세기 중반 수력 블루머리 흔적이 남은 Wortley Low Forge와 16~18세기 Weald의 수력 제철 유적을 보면, 물은 공장 외부의 자연조건이 아니라 공정 설비의 일부였다. pondbay라는 댐으로 물을 저장하고 수차에 공급한 뒤 배수로로 흘려보냈다. 계절별 유량이 흔들리면 가동률도 흔들렸기 때문에 물관리 자체가 생산관리였다. 현장 실무자가 이 변화를 오늘의 언어로 바꾸면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현장 질문 수력 제철에서의 답 오늘의 철강업에서의 대응 설비능력은 무엇으로 결정되나 화로뿐 아니라 수차·풀무·해머의 연속 운전 본체 능력+전력·가스·냉각·후공정 가동률을 무엇이 흔드나 가뭄·홍수·수로 손상 전력제약·정비·원료부족·물류차질 증산하면 무엇이 따라와야 하나 숯·광석·운송·판매처 원료 계약·재고·물류·고객 수요 입지는 무엇을 보나 물길+연료+광석+운송로 전력·스크랩·항만·수소·수요지 Wealden Iron Research Group은 물레방아로 송풍하는 고로가 들어오면서 일일 생산량이 기존 블루머리보다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한다. 생산량이 늘면 곧바로 새로운 문제가 생긴다. 광석과 숯을 더 많이 들여와야 하고, 완성된 철을 더 자주 내보내야 하며, 고정설비를 멈추지 않도록 유지보수 체계를 갖춰야 한다. 즉 생산성 혁신은 영업과 구매, 재고, 물류를 동시에 키운다. 현대 철강 현장에서도 같은 구조가 반복된다. 전기로 한 기의 명목능력이 커도 전력망과 스크랩 공급이 불안하면 실제 생산성은 낮다. 열연공장의 압연능력이 충분해도 슬래브와 출하 물류가 막히면 주문 대응력이 떨어진다. 설비의 경쟁력은 늘...

[철강인의 금속학 07] 조직을 알면 가공성이 보인다 — 페라이트·펄라이트·마르텐사이트 현장 읽기

고객이 “이번 코일은 전보다 잘 깨진다”고 말하면 무엇부터 볼까. 밀시트의 C, Mn, 항복강도, 인장강도를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런데 모두 규격 안에 들어와도 가공결과가 다르면 그다음은 강재의 조직 을 생각해야 한다. 페라이트·펄라이트·마르텐사이트는 연구실에서만 쓰는 용어가 아니라 공급사 변경, 절곡 불량, 용접 경화, 고장력강 대체 판단에 직접 연결되는 실무 언어다. 세 조직을 한 문장으로 구분해 두자 페라이트 는 비교적 연하고 연성이 좋은 바탕조직, 펄라이트 는 페라이트와 시멘타이트가 층상으로 묶여 강도와 경도를 높이는 조직, 마르텐사이트 는 오스테나이트를 빠르게 냉각할 때 생기는 매우 강하고 단단한 조직으로 기억하면 출발하기 쉽다. 다만 실제 재질은 이 세 단어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조직의 양과 크기, 분포, 결정립, 탄소량, 템퍼링 여부가 함께 작용한다. 조직 현장식 해석 영업·가공 체크 페라이트 연질 바탕, 성형 여유를 만드는 역할 결정립 크기와 연성, 다른 경한 상과의 조합 펄라이트 강도·경도를 보태는 층상조직 분율과 밴딩, 절삭·절곡 시 국부 거동 마르텐사이트 급랭으로 얻는 초고강도·고경도 조직 국부 취성, 절곡 반경, 용접 HAZ, 템퍼링 밀시트 숫자가 같아도 느낌이 다른 이유 밀시트는 제품이 규격 창 안에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고객의 금형은 평균값을 가공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소재의 국부 조직을 변형시킨다. 열간압연 종료온도, 냉각속도, 권취온도, 두께, 세부 성분이 달라지면 페라이트와 펄라이트의 비율·크기·분포가 바뀔 수 있다. 고장력강에서는 마르텐사이트나 베이나이트 같은 경한 상의 양과 배치까지 중요해진다. 그래서 “항복강도 350MPa대니까 비슷하겠지” 같은 판단은 위험하다. 전체 인장시험 결과가 비슷해도 펀칭 가장자리나 작은 R 절곡부처럼 변형이 집중되는 곳에서는 국부 경도와 조직 차이가 드러날 수 있다. 공급사 변경 때는 ‘동급재’ 다음 질문이 필요하다 구매팀이 기존 A사 소재를 B사 소재로 바꾸려 ...

[철강 트레이딩 비지니스 ④] FOB와 CFR 사이에서 누가 운임 위험을 지는가

  FOB와 CFR은 단순한 운임 포함 여부가 아니라 철강 트레이딩에서 운임과 선복 위험의 주인을 결정하는 계약조건이다.  운임 급등, 선복 부족, Laycan 지연, 환율 변동이 어떻게 판매자의 마진을 훼손하는지 실제 거래 구조와 수치로 분석한다. 철강 수출 오퍼에서 FOB와 CFR은 얼핏 운임 포함 여부를 표시하는 가격조건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 트레이딩에서는 단순한 가격 표기가 아니다. 선박을 누가 잡고, 해상운임이 오를 때 누가 손실을 떠안으며, 선복이 부족할 때 누가 대체선을 찾아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위험 배분의 장치다. 같은 열연을 같은 가격에 팔아도 FOB로 계약했는지 CFR로 계약했는지에 따라 트레이더의 손익 구조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운임이 급등하거나 선복 확보가 어려워지는 시기에는 이 차이가 계약 마진 전체를 흔든다. FOB는 운임을 넘기고, CFR은 운임을 안는다 FOB(Free On Board) 조건에서 판매자의 핵심 책임은 통상 지정 선적항에서 물품을 본선에 적재해 인도하는 데 있다. 이후 주된 해상운송은 구매자가 준비한다. 반면 CFR(Cost and Freight)은 판매자가 목적항까지 운임을 부담한다. 물품 위험 이전 시점과 운임 부담 주체를 혼동해서는 안 되지만, 트레이딩 실무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되는 차이는 결국 '누가 선박을 잡고 누가 운임을 지는가'다. 철강 수출에서는 이 차이가 특히 크다. 열연, 후판, 철근, 빌렛 등은 물량이 크고 선복 의존도가 높다. 운임이 톤당 5달러만 움직여도 1만 톤 거래에서는 5만 달러가 바뀐다. 구분 FOB CFR 주 해상운임 부담 구매자 판매자 선박 확보 주체 주로 구매자 주로 판매자 운임 급등 위험 구매자 판매자 선복 부족 리스크 구매자 측 부담 확대 판매자 측 부담 확대 판매자 마진 안정성 상대적으로 높음 운임 변동에 노출 FOB는 판매자가 제품가격을 중심으로 협상하고 운임 변동을 구매자에게 넘기는 구조다. CFR은 판매자가 물류까지 묶어 하나의 도착조건에...

[철강 트레이딩 비지니스 ③] 제철소의 수출 물량을 확보하는 법 — Allocation과 Rolling

  철강 수출은 바이어와 가격을 확보했다고 끝나는 거래가 아니다.  제철소의 수출 Allocation을 확보하고 주문 규격을 실제 Rolling 일정에 넣은 뒤 선박 일정까지 연결해야 계약이 실행된다.  수출 트레이더가 생산계획과 물량 배정을 영업의 핵심 정보로 관리해야 하는 이유를 실전 거래 구조와 가상 손익 사례로 분석한다. 해외 바이어를 찾았다. 가격도 맞았다. 결제조건에도 큰 문제가 없다. 그런데 막상 계약을 진행하려고 하니 제철소에서 답이 온다. “이번 달 수출 배정 물량이 없다.” 철강 트레이딩에서 의외로 자주 마주치는 장면이다. 수요처를 확보했다고 해서 물건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제철소와 가격을 협의했다고 해서 원하는 규격을 원하는 시기에 생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철강은 이미 만들어진 재고품만 사고파는 상품이 아니다. 상당수 거래는 앞으로 생산될 물량을 놓고 이루어진다. 그래서 수출 트레이더에게는 가격 협상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 하나 더 있다. 제철소의 생산계획 안에서 자신의 물량을 확보하고, 그 물량이 실제로 압연되는 시점을 잡는 일 이다. 이 과정에서 핵심이 되는 두 단어가 Allocation과 Rolling이다. Allocation은 제철소가 특정 시장·거래선·영업조직 등에 배정하는 판매 또는 생산 가능 물량을 뜻한다. Rolling은 주문된 규격이 실제 생산계획에 들어가 압연되는 일정이다.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르다. Allocation을 받았다고 생산이 끝난 것이 아니고, Rolling 일정이 잡혔다고 선적이 끝난 것도 아니다. 수출 트레이더의 경쟁력은 결국 이 세 단계를 연결하는 데서 나온다. Allocation 확보 → Rolling 확정 → Shipment 실행 이다. 바이어보다 먼저 제철소의 생산계획을 봐야 한다 수출 영업을 처음 하면 해외 바이어를 찾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쓴다. 어느 나라에서 열연이 부족한지, 어떤 바이어가 후판을 사는지, 누가 철근을 수입하는지를 조사한다. 물론 중요...